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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창궐" 리뷰(좀비, 사극, 액션 활극)

by bongba 2025. 4. 1.

넷플릭스 영화"창궐" 관련 사진

2018년 개봉한 영화 **‘창궐’**은 조선 후기라는 역사적 배경 위에, 한국형 좀비라 할 수 있는 ‘야귀’라는 개념을 결합한 독특한 장르 하이브리드 영화다. 사극과 좀비, 거기에 액션 활극 요소까지 결합해 한국 영화사에서 보기 드문 시도를 보여준 작품이며, 넷플릭스 공개 이후 국내외에서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현빈과 장동건이라는 톱스타의 격돌, 그리고 혼란한 조선 사회와 권력 다툼 속에서 터지는 좀비 아포칼립스는 스케일, 볼거리, 장르적 재미를 모두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단지 좀비 액션만이 아닌 당시 조선의 민심, 권력의 부패, 가족과 백성을 위한 희생이라는 메시지도 숨어 있다.

좀비

‘창궐’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좀비를 한국적인 개념으로 재해석한 ‘야귀’라는 존재다. 야귀는 단순히 인간을 물어뜯는 좀비가 아니라 밤에만 활동하는 괴질 환자이자 빛을 무서워하고, 빠른 속도로 전염되는 공포의 상징이다. 이는 전통적인 서양 좀비와는 다른 조선이라는 시대의 미장센에 최적화된 존재로 설정되었다. 밤이 되면 야귀가 우글거리는 시골 마을,비밀리에 퍼지는 괴질, 그리고 무능한 조정 대신 백성을 지키려는 민간인의 분투… 이 모든 설정은 한국형 좀비 장르의 문을 연 '킹덤'보다 한 발 앞선 시도였다. 특히 야귀는 단순한 크리쳐가 아닌, 권력자들의 무지와 욕심이 키워낸 재앙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공포 연출도 인상적이다.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어둠 속에서 튀어나오는 야귀, 그리고 밝은 대낮까지도 위협하는 그들의 폭주는 관객에게 끊임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언제 나올지 모르는’ 공포가 아니라 ‘언제든 터질 수 있는’ 공포를 전면에 내세운다.

사극

‘창궐’은 전형적인 사극의 틀을 가지고 있다. 망명 중인 왕자(현빈)가 조선으로 돌아오고, 그는 괴질과 맞서 싸우며 결국 자신이 무엇을 지켜야 할지 깨닫는 성장 서사를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는 전통 사극에 머무르지 않고, 화려한 액션 활극의 문법을 과감히 도입한다. 현빈이 연기한 이청은 단순한 영웅이 아니다.처음엔 조선을 외면하려고 했고, 자신의 가족과 나라에 대한 책임감도 부족했다. 하지만 백성들의 절규와 야귀의 참상을 보며 그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자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는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수준의 볼거리다. 장검, 활, 화약, 병영 전투 등 사극 특유의 무기들이 좀비와의 전투에 적용되면서 신선한 액션 구도가 만들어진다. 특히 후반부 궁궐 안에서 펼쳐지는 야귀 대 인간의 결전 장면은 사극 액션, 좀비물, 정치극의 긴장감이 극대화되는 백미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영화의 몰입감은 충분히 보장된다.

액션 활극

야귀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이었다. 장동건이 연기한 ‘김자준’은 권력욕에 사로잡힌 병조판서로, 야귀를 조정해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하고 결국 왕권을 손에 넣으려 한다. 그는 야귀조차 도구로 사용하는 진짜 괴물이다. 이처럼 ‘창궐’은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니라 사람의 탐욕과 무능이 어떤 재앙을 불러오는지를 말하는 풍자극이기도 하다. 무능한 왕과 기득권층은 재앙이 다가오는데도 ‘뭔가 대책이 있을 것’이라며 손을 놓는다. 결국 나라를 지키는 건 책임감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뿐이다. 현빈과 장동건의 대립은 단순한 액션이 아닌 이념과 철학의 충돌이기도 하다. 백성을 지키겠다는 이청과 권력을 위해 백성을 이용하는 김자준, 이 대립은 ‘지금 우리 사회’에도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특히 결말부에서 이청이 내리는 결단은 왕이라는 권력이 아닌, 사람의 도리를 택한 선택으로, 영화의 주제를 뚜렷하게 완성시킨다. 사극과 좀비, 그리고 책임의 이야기 ‘창궐’은 한국형 좀비물의 실험작이자 사극 액션 장르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비록 당시 개봉 당시에는 킹덤에 가려지거나 평이 갈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보면, 그 자체로 매우 신선하고 웰메이드한 장르영화다. 현빈의 성장 서사, 장동건의 압도적 악역 연기, 그리고 야귀라는 한국적 좀비의 세계관은 앞으로도 한국 장르영화의 진화 과정에서 반드시 언급될 작품이다.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창궐’, 그 안에는 단순한 좀비의 습격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지금 우리 사회’의 그림자도 함께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