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넷플릭스 영화 '더 킬러' 리뷰(킬러의 내면, 정지된 폭력의 미학, 감정, 질문)

by bongba 2025. 4. 6.

넷플릭스 영화"더 킬러" 관련 사진

1. 킬러의 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킬러(The Killer)’는 표면적으로는 킬러 복수극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접하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액션 영화의 흐름과는 전혀 다릅니다. 총성과 폭발보다는 정적과 절제가 주된 분위기입니다. 주인공은 철저히 이성과 통제를 강조하는 인물입니다. 계획대로 움직이는 삶에 익숙한 그는, 실수 하나로 삶 전체가 흔들립니다.

그의 복수는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감정을 없애려는 몸부림처럼 보입니다. 내부 독백으로 이루어진 서사는 관객을 자연스럽게 그의 머릿속으로 데려가고, 외로움과 고립의 정서를 끊임없이 느끼게 만듭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감정을 버리려는 이 인물에게서 우리는 인간다움을 보게 됩니다. 단단하게 닫힌 마음속 미세한 균열, 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2. 정지된 폭력의 미학

‘더 킬러’는 데이비드 핀처가 감독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과거 ‘세븐’이나 ‘소셜 네트워크’에서 보여줬던 섬세한 연출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특히 인물의 움직임과 카메라의 시선이 완벽하게 일치할 때 오는 몰입감은 대단합니다.

이 영화에는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오히려 침묵과 공백이 하나의 장면처럼 작동합니다. 핀처는 직접적으로 폭력을 묘사하기보단, ‘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조용히 끌고 갑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관객의 긴장을 최대치로 끌어올립니다.

색채와 공간도 이런 연출을 뒷받침합니다. 회색빛 톤의 화면과 차가운 조명, 어딘지 낯선 공간들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가 보는 이 인물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합니다. 핀처는 이번에도 말보다는 ‘느낌’으로 말합니다.

3. 감정

주연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는 놀라울 정도로 절제된 연기를 선보입니다. 그는 거의 말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관객은 그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히 느낍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는 그의 미세한 표정 변화와 몸짓, 숨소리까지 조절한 연기 덕분입니다.

그는 영화 내내 '내가 느끼는 감정을 들키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안에서 우리는 분노와 두려움, 고독을 모두 읽어냅니다. 이렇듯 감정을 억누르려는 캐릭터에게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건, 패스벤더의 깊은 내면 연기 덕분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단순한 복수자가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으려는 평범한 인간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이 미묘한 양면성이 영화의 밀도를 높이고, 인물에 대한 몰입도를 극대화합니다.

4. 질문

줄거리만 놓고 보면 ‘더 킬러’는 단순합니다. 실수한 킬러가 조직의 배신에 맞서 복수에 나선다는 것. 하지만 핀처는 이 간단한 구조 안에 수많은 질문을 넣어둡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감정을 제거하는 삶이 가능한가, 복수는 끝을 의미하는가 등의 주제를 시청자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말로 명확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장면과 분위기, 선택의 순간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영화는 단순한 액션물이 아닌, 하나의 성찰 도구로 전환됩니다.

그가 제거하려는 대상이 정말 문제였는가? 혹시 문제는 그 자신에게 있었던 건 아닌가? 이런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 때, 이 영화는 ‘보고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생각이 남는 영화가 됩니다. 핀처는 그 어떤 말보다 강하게 묻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요약 디스크립션

‘더 킬러’는 데이비드 핀처 특유의 절제된 연출과 마이클 패스벤더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이는 심리적 느와르다. 액션보다는 정적 속의 긴장, 단순한 복수극 속 인간적 고뇌가 중심에 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삶과 선택에 대해 되묻게 만든다.

 

TMI로 이영화를 처음 볼때는 흠.................질문을 하게되었다. 그런데 초반부가 지나갈수록 점점 흥미롭게 빠져들었다. 액션, 분노, 두려움, 고독 등 배우의 화려한 연기....크...........아침부터 맥주와 팝콘을 부르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