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드디어 ‘고독한 미식가’가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孤独のグルメ THE MOVIE)’는 일본 인기 드라마 시리즈의 첫 영화화 작품으로, 마츠시게 유타카가 연기하는 이노가시라 고로가 일본을 넘어 해외 출장까지 떠나는 음식 기행의 확장판이다. 이번 영화는 단순한 먹방 콘텐츠가 아닌, 혼밥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고요한 위로를 정적으로 그려낸 힐링 영화로, 드라마의 팬은 물론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일상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이유는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 데 있지 않다.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외로움, 반복되는 루틴 속 작은 행복을 섬세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극장판은 이 정서를 더 확장시킨다. 이노가시라 고로는 이제 일본을 넘어 프랑스 파리와 한국 서울 등 다양한 도시로 출장을 떠나며, 각지의 음식과 문화를 만난다.
하지만 이야기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혼자 걷고, 혼자 생각하며, 혼자 먹는다. 다만, 새로운 장소에서 느끼는 이질감과 낯섦 속의 따뜻함이 더해지며, 영화는 더 깊은 정서를 품는다. 고로는 혼자지만 외롭지 않고,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그의 내면 독백은 누구보다 다정하다.
특히 파리에서 만난 한 작은 식당에서 “내가 알던 맛은 아니지만, 이건 이대로 좋군.”이라며 혼잣말하는 장면은 고독한 미식가의 철학을 집약한 명장면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 그것이 고로의 방식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음식
이 영화의 핵심은 단연 음식의 묘사와 그것을 대하는 고로의 태도다. 고로는 미식가이지만, 결코 과장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그는 그냥 ‘먹는다’. 허기를 달래고, 순간을 음미하며, 조용히 만족한다. 음식은 그에게 있어 감정을 대체하는 언어다. 친밀한 사람도 없고, 이야기 상대도 없지만, 한 끼의 식사로 그는 오늘을 살아낼 에너지를 얻는다.
드라마보다 영화는 음식의 비주얼과 음향, 리듬감 있는 편집에 더 공을 들였다. 굽는 소리, 바삭한 튀김 소리, 젓가락질, 국물이 흐르는 장면까지 모든 것이 미세하게 살아 숨 쉰다. 마치 관객도 고로의 옆자리에 앉아 함께 식사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감을 제공한다.
특히 한국 방문 편에서는 서울의 골목 냉면집, 혼밥 가능한 한식당, 시장표 분식집 등 일본 시청자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한국 관객에게는 친근한 풍경을 선사한다. 고로의 시선은 항상 존중과 호기심을 담고 있고, 음식에는 국적도 계급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혼밥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꾸준히, 고로의 혼잣말과 식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무언가 위로받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영화에는 특별한 사건도 없고, 반전도 없다. 출장을 다니고, 식당을 고르고, 음식을 먹고, 만족하고, 다음으로 이동한다. 이 단순한 흐름 속에서 관객은 이상하게도 깊은 공감과 편안함을 얻게 된다.
“인생이 꼭 특별할 필요는 없지.” “오늘도 잘 먹었으니 된 거야.”
이런 말들은 다분히 평범해 보이지만, 정작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듣고 싶었던 말일지도 모른다.
고로는 우리에게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그의 행동으로 조용히 보여준다. 혼자 밥을 먹는다는 건, 외로움이 아니라 자립의 미학이라는 것을.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기존 드라마의 팬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자, 새로운 관객에게는 느림과 고요 속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극적인 서사도, 눈물을 자극하는 대사도 없지만 이 영화는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잔잔한 찬사처럼 느껴진다. 혼자 먹는 한 끼가 주는 힘, 그 작은 순간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작품. 조용히, 그러나 아주 따뜻하게 다가오는 ‘고독한 미식가’다운 극장판이다.
이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로는 "나의 첫 서울상경"과 관련이있다. 처음 직장을 잡고 서울로 상경했을때 퇴근후,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시절 처음으로 유튜브에서 "고독한 미식가"를 시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반년 정도를 시청하던 와중 나도 저기가서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본여행을 계획했던 시기도있었다. 그러므로 무료한일상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니 일본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참고될수 있으므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