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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턴" 리뷰(세대공감, 일, 힐링 무비)

by bongba 2025. 3. 27.

영화"인턴" 관련 사진

‘인턴(The Intern, 2015)’은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따뜻한 공감과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영화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세대차를 넘는 케미는 직장 생활의 본질과 인간관계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일’이라는 것이 단지 생계를 위한 수단을 넘어 어떻게 삶의 의미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본 리뷰에서는 세대 간 공감, 일에 대한 태도, 그리고 이 영화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인턴의 진가를 짚어본다.

세대공감

‘인턴’은 시니어 인턴이라는 다소 생소한 콘셉트를 통해 영화의 문을 연다.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은 퇴직 후 삶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패션 스타트업의 인턴으로 입사한다. 젊은 CEO 줄스(앤 해서웨이)는 처음엔 그를 불편하게 여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벤의 성실함과 진정성, 인생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에 마음을 열게 된다.

영화는 단순히 ‘노인이 젊은 세대에게 조언한다’는 구도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벤은 줄스를 도와주는 동시에 그녀의 삶을 지켜보며 공감하고, 줄스는 벤을 통해 일과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는다. 이 관계는 멘토-멘티를 넘어선 ‘사람 대 사람’의 교류다.

특히 두 인물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는 세대 간 차이를 뛰어넘는 통찰이 담겨 있다. 과거의 규범과 현재의 변화가 충돌하는 듯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모두가 더 나은 삶을 바란다는 공통된 목표를 향하고 있다. 영화는 그 교집합을 따뜻하고 현실적으로 풀어내며, 관객에게 진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인턴’은 일터를 배경으로 하지만, 단순한 직장 드라마는 아니다. 이 영화는 ‘일을 한다는 것’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벤은 더 이상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지만, 삶의 활력을 얻기 위해 직장을 택한다. 반면 줄스는 회사를 키워야 하는 CEO로서, 일에 치이며 가정과 자아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벤은 단순히 업무 능력을 발휘하는 인물이 아니라, 조직 문화와 동료 사이에서 ‘관계’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존재다. 정장을 입고 시간보다 일찍 출근하고, 작은 것도 직접 챙기는 그의 모습은 젊은 세대에게 다소 올드하게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그 속에는 ‘일에 대한 태도’와 ‘책임’이라는 가치를 담고 있다.

줄스는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리더이지만,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균형을 잃고 흔들린다. 이 영화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비판하지 않는다. 대신 현실적인 고민과 감정의 진폭을 섬세하게 따라가며, ‘일을 잘하는 것’과 ‘행복하게 사는 것’의 균형에 대해 관객 스스로 고민하게 만든다. 인턴이라는 직함은 단지 도입일 뿐, 영화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의 일’이다.

힐링 무비

‘인턴’은 격정적인 갈등이나 극적인 반전 없이도 사람을 울리고 웃긴다. 이는 션더를 넘나드는 감정 조율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어우러져 가능해진다. 특히 로버트 드 니로는 이 영화에서 강한 인상보다 잔잔한 진심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편안함과 안정감을 전한다. 앤 해서웨이 역시 복잡한 감정선을 부드럽게 표현하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음악, 조명, 미장센 역시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톤을 유지하면서, 현대적 감각과 고전적 미학을 절묘하게 결합한다. 뉴욕의 세련된 사무실, 벤의 깔끔한 옷차림, 줄스의 바쁜 일상 모두가 정제된 분위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처럼 영화는 시각적으로도 따뜻함과 편안함을 유지하며, 힐링 무비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성장할 수 있고,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관계 속에서 삶의 깊이를 배운다는 것. ‘인턴’은 그런 인간적인 통찰을 유쾌하면서도 담백하게 전달한다.

 

‘인턴’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말하는 영화다. 나이, 직급, 성별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일에 대한 존중, 그리고 인간다운 관계가 결국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순한 직장 이야기나 세대 간 충돌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작품이다. 지친 하루 끝, 마음 한 켠을 따뜻하게 덥히고 싶다면 이 영화가 훌륭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이영화의 끝은 시청후 온몸으로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