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개봉작 ‘콘클라베(The Pope’s Conclave)’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교황 선출의 비밀 회의, ‘콘클라베’를 소재로 한 종교 정치 스릴러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에드워드 버거가 연출하고, 랄프 파인즈가 중심 인물을 맡아 극의 무게를 책임진다. 로버트 해리스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영화는 신앙과 권력, 이상과 현실이 얽힌 폐쇄적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심리전과 도덕적 충돌을 섬세하게 다룬다.교황콘클라베는 가톨릭 세계에서 가장 신성하고도 비밀스러운 절차 중 하나다. 교황이 선종한 후, 전 세계의 추기경들이 시스틴 성당에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이 회의는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채 이루어진다. ‘콘클라베’는 바로 이 폐쇄된 공간에서 ..

2025년 화제작 ‘승부’는 단순한 바둑 영화가 아니다. 이병헌과 유아인이 각각 조훈현과 이창호을 모델로 한 실존 인물을 연기하며, 스승과 제자이자 영원한 라이벌로 살아간 두 바둑 천재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그려냈다. 겉으로 보기엔 조용한 대국이지만, 그 안에는 세대를 관통하는 철학과 감정의 균열, 그리고 인간적인 갈등이 응축되어 있다. 영화는 바둑이라는 소재를 통해 ‘승부’의 본질과 인생의 선택, 고독한 리더십, 진정한 계승이란 주제를 성숙하게 탐색한다.바둑‘승부’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말 없이 흐르는 감정선이다. 일반적인 스포츠 영화처럼 격렬한 액션이나 고조된 분위기 없이, 바둑판 위에 놓인 흑백의 돌 하나하나가 인물의 감정, 과거, 갈등을 대신 말해준다. 이병헌은 조훈현 9단을 모델로 한 스승 역을..

‘색, 계(色, 戒, Lust, Caution, 2007)’는 이안 감독의 대표작이자, 동양적 정서와 서사, 그리고 인간 내면의 욕망을 강렬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낸 문제작이다. 일제강점기 하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여성 스파이와 친일 반역자 사이의 감정과 권력, 그리고 욕망의 파국적인 충돌을 담아낸 이 영화는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탕웨이와 양조위의 절제된 연기, 금기된 장면들, 그리고 이안 감독 특유의 깊은 시선은 단순한 에로틱 로맨스를 넘어선 정치적 멜로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이 리뷰에서는 영화가 그려낸 성과 권력의 관계, 두 주인공의 감정선, 그리고 금기의 미학에 대해 탐구해본다.욕망‘색, 계’는 단순히 남녀 간의 금지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는 성적 관계를 통해 권력, 정체성,..

2025년 디즈니의 실사 영화로 돌아온 ‘백설공주(Snow White, 2025)’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과 동시에 상당한 논란을 불러온 작품이다. 고전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이자 디즈니의 상징과도 같은 ‘백설공주’를 실사화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고, 레이첼 제글러와 갤 가돗이라는 스타 캐스팅으로 흥행 시그널을 보냈다. 그러나 캐릭터 재해석과 다양성, 문화적 해석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했고, 원작 팬들과 새로운 세대 사이의 간극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본 리뷰에서는 이번 실사 영화의 핵심 변화, 주연 배우들의 해석, 그리고 논란의 쟁점을 중심으로 ‘백설공주 2025’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디즈니‘백설공주’ 하면 우리는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새하얀 피부, 붉은 입술, 고운 마음씨와 노래하는 숲속 친구들...

넷플릭스 영화 ‘일렉트릭 스테이트(The Electric State, 2024)’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를 배경으로, 인공지능과 인간, 감정과 기술 사이의 간극을 다룬 감성 SF 어드벤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루소 형제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밀리 바비 브라운과 크리스 프랫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폐허가 된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녀와 로봇의 여정을 통해, 인간성과 상실, 성장의 의미를 묻는다. 폭발적인 액션보다 마음을 두드리는 감정선과 비주얼로 관객의 몰입을 유도하는 ‘일렉트릭 스테이트’는,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AI 시대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SF영화의 주인공은 부모를 잃고 오빠마저 사라진 소녀 '미셸'(밀리 바비 브라운). 그녀는 정체불명의 로봇 '스킵'과 함께 미국 서부의 황폐한 ..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 ‘전,란(2024)’은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현대 한국 사회를 압축한 아파트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갑작스러운 고립과 단절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신뢰 붕괴, 생존 본능, 그리고 인간 내면의 폭력성을 섬세하게 드러낸 심리 스릴러다. 생존을 위한 갈등이 아니라, 생존 중 생겨나는 의심과 배신, 그리고 공동체의 해체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관객에게 극도의 몰입감과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이 리뷰에서는 영화 속 생존 심리의 디테일, 공동체 속 신뢰의 붕괴 구조, 그리고 한국형 스릴러로서의 영화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분석해본다.인간의 본성‘전,란’은 도심 한복판의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한다. 외부와 단절된 상황에서 사람들이 고립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재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