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최우식의 연기 변신《살인 장난감》은 넷플릭스에서 2024년 공개된 8부작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 원작은 웹툰 이다. 이 드라마는 평범한 대학생 이탕(최우식 분)이 우연한 사고로 사람을 죽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우연’이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연속되는 패턴처럼 반복된다는 점이다. 평범한 청년이 ‘살인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철저히 따라가며, 시청자에게 윤리와 도덕의 경계를 계속해서 질문한다.최우식은 그동안 보여준 순수하고 소심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심리 변화와 내면의 갈등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충격 속에서 혼란스러워하지만, 사건이 거듭될수록 그의 내면에는 죄책감과 함께 알 수 없는 쾌감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탕이라는 캐릭..

1. 거대한 금융 사기극‘마스터’는 단순한 범죄 액션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다단계 금융 사기극을 기반으로, 현실의 구조적인 부패와 권력의 위선을 파고드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스릴러다. 영화는 ‘One Network’라는 거대한 기업을 세운 진회장(이병헌)과, 그의 범죄를 쫓는 지능범죄수사팀 팀장 김재명(강동원),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중심축처럼 흔들리는 천재 프로그래머 박장군(김우빈)의 삼자 구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시작부터 몰입감 있게 전개되는 사건은, 다단계 조직의 내부 시스템, 수많은 피해자들, 정치권과의 커넥션까지 폭넓게 파고든다. 진회장은 단순한 사기꾼을 넘어 대중 심리를 이용하고, 법의 빈틈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고차원적인 악역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구조는 ..

1. 독창적인 세계관의 시작'택배기사'는 단순한 미래 배달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지구의 대기 오염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숨쉴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산소가 '상품'으로 바뀐 세계, 그리고 권력층만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폐허의 땅 속에서 '택배기사'는 단순한 운송인이 아닌, 생존의 연결고리이자 저항의 상징으로 등장한다.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이 작품은 윤성호 감독의 연출 아래 원작 웹툰의 배경을 확장해냈다. 특히 시각적으로 구현된 서울 도심의 폐허화된 풍경, 마치 전쟁 이후처럼 느껴지는 황량한 대기와 사람들의 생존 방식은 독특한 세계관 구축의 정수를 보여준다. 물리적인 환경의 황폐화뿐만 아니라, 사회 구조마저 계급 중심으로 전락한 이..

1. 현실감 넘치는 영웅의 등장'베테랑'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서도철 형사는 흔히 우리가 떠올리는 "완벽한 주인공"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는 거칠고 말투도 투박하며, 때로는 감정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서도철이야말로 관객이 진짜 현실 속에서 만나고 싶은 경찰, 나를 대신해 소리쳐줄 수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영화의 초반부는 경쾌하고 유쾌하다. 차량 밀수범을 추격하며 보여주는 그의 활약은 능청스러움과 날카로움이 공존하며 캐릭터의 매력을 증폭시킨다.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청년 노동자의 의문사 사건을 접하면서 시작된다. 이 사건을 쫓던 서도철은 점차 한국 사회의 깊은 구조적 문제와 마주하게 되고, 상대가 평범한 범죄자가 아닌 거대한 자본과 권력을 손에 쥔 재벌 3세 조태오라는 것을 알게 된다. ..

1. 킬러의 내면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킬러(The Killer)’는 표면적으로는 킬러 복수극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접하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액션 영화의 흐름과는 전혀 다릅니다. 총성과 폭발보다는 정적과 절제가 주된 분위기입니다. 주인공은 철저히 이성과 통제를 강조하는 인물입니다. 계획대로 움직이는 삶에 익숙한 그는, 실수 하나로 삶 전체가 흔들립니다.그의 복수는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감정을 없애려는 몸부림처럼 보입니다. 내부 독백으로 이루어진 서사는 관객을 자연스럽게 그의 머릿속으로 데려가고, 외로움과 고립의 정서를 끊임없이 느끼게 만듭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감정을 버리려는 이 인물에게서 우리는 인간다움을 보게 됩니다. 단단하게 닫힌 마음속 미세한 균열, 그것이 이 영화의 ..

넷플릭스 영화 ‘줄스(Jules, 2023)’는 외계인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 조용하고, 드라마라고 하기엔 또 묘하게 유쾌한 정서가 흐르는 소소하고 따뜻한 감성 힐링 영화다. 주인공 밀튼(벤 킹슬리)은 고독한 노년을 보내던 중, 자신의 뒷마당에 추락한 외계인을 만나며 서서히 삶의 의미를 다시 발견한다. 줄스는 인간도 외계인도 아닌 ‘공감의 존재’로 기능하며, 잊고 지냈던 감정과 연결을 회복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SF와 힐링드라마의 경계에서 나이 든다는 것, 잃는다는 것, 그리고 다시 사랑하게 되는 것에 대해 잔잔하지만 깊은 시선으로 이야기한다.외계인과의 동거, 그러나 이건 감정의 이야기‘줄스’‘줄스’의 줄거리는 놀랍도록 단순하다. 정치 행사장에서 엉뚱한 건의만 반복하는 노인 밀튼은 동네에서 이상한 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