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2024)’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퀴어 감성 영화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지 LGBTQ+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에 머물지 않는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 청춘들의 감정, 연결, 상실, 그리고 자기 존재의 서사를 극도로 섬세한 연출과 절제된 연기로 풀어낸다. ‘사랑한다는 말이 왜 이리 어려울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는 감정의 거리감, 자기 회피, 감정 전달의 실패를 날카롭게 건드린다. 퀴어라는 정체성 안에 담긴 보편적인 외로움, 대도시의 풍경 안에 스며 있는 침묵의 감정들. 모든 장면이 조용하지만 진하게 마음을 흔드는 영화다.청춘‘대도시의 사랑법’은 시작부터 서울이라는 도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삭 속았수다(2024)’는 한 인물의 일생을 통해 제주도의 역사, 여성의 삶, 세대의 감정을 조용히 풀어내는 대서사시다. 6화부터 10화까지는 주인공 애순이 청춘을 넘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그 속에서 마주하는 이별과 인연, 꿈과 현실, 책임과 상실이 겹겹이 쌓인다. 가슴이 조이고, 눈물이 나고, 다시 위로받는 이 구간은 단순한 스토리를 넘어선 삶의 진심이 녹아든 파트다.6~7화: 뒤틀린 인연과 씁쓸한 성장6화에서는 애순과 관식의 관계가 전환점을 맞는다. 어릴 적 순수했던 두 사람의 감정은, 사회의 구조와 집안 사정, 무심히 지나치는 타이밍 앞에서 점차 어긋난다. 애순은 여전히 관식을 향한 애틋함을 품고 있지만, 관식은 점점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 법을 배워간다.이 시기 애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2024)’는 제주 방언으로 “정말 속았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195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제주도의 시간을 살아낸 한 여성의 생애를 따라가는 감성 서사극이다. 임상춘 작가의 섬세한 대사, 김원석 감독 특유의 시네마틱한 연출, 그리고 안은진·박해일을 비롯한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가 맞물리며 단순한 ‘인생극’을 넘어선 시대와 개인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1~5화는 애순(안은진/김윤태)의 어린 시절부터 청춘기의 갈등과 이별까지를 그리며 그녀의 삶을 둘러싼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을 정교하게 펼쳐 보인다.제주1화는 제주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난 주인공 애순이 어린 시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빼어난 학업 능력과 호기심을 지닌 애순은 시골 소녀이지만, 마음속엔 끓는 열망과 미..

2004년 개봉한 일본 영화 ‘스윙걸즈(スウィングガールズ)’는 단순한 청춘 코미디를 넘어,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의 설렘과 함께 성장해가는 여정의 기쁨을 경쾌한 리듬에 담아낸 명작이다. '워터보이즈'로 유쾌한 감동을 선사했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으로, 평범하고 음악에는 전혀 관심 없던 여고생들이 재즈 밴드를 결성하면서 겪는 좌충우돌의 이야기. 시골 고등학교, 불량해 보이지만 순수한 소녀들, 처음에는 어설펐지만 점점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관객에게 웃음과 공감을 넘은 감동을 안겨준다. 이 영화는 단순한 성장담이 아닌, "누구나 무언가에 빠질 수 있고, 그것이 인생을 바꾼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재즈영화의 주인공들은 단순하고도 평범한 여고생들이다. 공부보다는 수업 땡땡이, 친구들과 수다 ..

2024년, 드디어 ‘고독한 미식가’가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孤独のグルメ THE MOVIE)’는 일본 인기 드라마 시리즈의 첫 영화화 작품으로, 마츠시게 유타카가 연기하는 이노가시라 고로가 일본을 넘어 해외 출장까지 떠나는 음식 기행의 확장판이다. 이번 영화는 단순한 먹방 콘텐츠가 아닌, 혼밥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고요한 위로를 정적으로 그려낸 힐링 영화로, 드라마의 팬은 물론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일상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이유는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 데 있지 않다.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외로움, 반복되는 루틴 속 작은 행복을 섬세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극장판은 이 정서를 더 확장시킨다. 이노가시라 고로는 이제..

2024년 개봉작 ‘콘클라베(The Pope’s Conclave)’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교황 선출의 비밀 회의, ‘콘클라베’를 소재로 한 종교 정치 스릴러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에드워드 버거가 연출하고, 랄프 파인즈가 중심 인물을 맡아 극의 무게를 책임진다. 로버트 해리스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영화는 신앙과 권력, 이상과 현실이 얽힌 폐쇄적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심리전과 도덕적 충돌을 섬세하게 다룬다.교황콘클라베는 가톨릭 세계에서 가장 신성하고도 비밀스러운 절차 중 하나다. 교황이 선종한 후, 전 세계의 추기경들이 시스틴 성당에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이 회의는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채 이루어진다. ‘콘클라베’는 바로 이 폐쇄된 공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