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 ‘전,란(2024)’은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현대 한국 사회를 압축한 아파트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갑작스러운 고립과 단절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신뢰 붕괴, 생존 본능, 그리고 인간 내면의 폭력성을 섬세하게 드러낸 심리 스릴러다. 생존을 위한 갈등이 아니라, 생존 중 생겨나는 의심과 배신, 그리고 공동체의 해체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관객에게 극도의 몰입감과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이 리뷰에서는 영화 속 생존 심리의 디테일, 공동체 속 신뢰의 붕괴 구조, 그리고 한국형 스릴러로서의 영화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분석해본다.인간의 본성‘전,란’은 도심 한복판의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한다. 외부와 단절된 상황에서 사람들이 고립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재난..

‘헤어질 결심(2022)’은 박찬욱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과 미스터리적 서사, 그리고 격정적으로도 차분한 멜로 감성을 정교하게 녹여낸 작품이다. 탕웨이와 박해일이 그려내는 섬세한 감정선은 사랑이라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끌림과 파국을 담아낸다.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도, 흔한 스릴러도 아니다. 사건의 실체를 좇는 탐문과 함께 마음의 실체를 탐색하는 독특한 형식의 멜로 스릴러다. 본 리뷰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 언어, 인물 간 감정의 심화 과정, 그리고 영상미를 중심으로 '헤어질 결심'이 왜 특별한 영화인지 살펴본다.박찬욱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 ‘아가씨’, ‘스토커’ 등에서 강렬하고도 세련된 연출력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에서는 기존보다 훨씬 절제되고, 정적이며 우아한 방식으로..

‘대치동 스캔들(2024)’은 대한민국 학벌 중심 사회의 심장부라 불리는 강남 대치동을 배경으로, 입시와 교육이 지배하는 세계 속 숨겨진 욕망과 비리를 정면으로 조명하는 사회파 드라마다. 겉으론 완벽한 학부모와 자녀, 그리고 명문고라는 이상적인 틀 안에서 벌어지는 음모, 질투, 권력 투쟁이 입시 스릴러의 형식으로 펼쳐지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드라마 이상의 리얼함, 현실과 픽션이 교차하는 묘한 불편함 속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자극을 넘어서 한국 교육 시스템의 민낯을 고발한다. 본 리뷰에서는 영화가 다룬 입시 중심 사회의 구조, 권력과 위선이 얽힌 인간 관계, 그리고 대치동이라는 공간이 가진 상징성을 중심으로 작품을 깊이 들여다본다.입시‘대치동 스캔들’의 가장 큰 강점은, 대한민국 교육의 극단적 단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