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현실감 넘치는 영웅의 등장'베테랑'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서도철 형사는 흔히 우리가 떠올리는 "완벽한 주인공"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는 거칠고 말투도 투박하며, 때로는 감정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서도철이야말로 관객이 진짜 현실 속에서 만나고 싶은 경찰, 나를 대신해 소리쳐줄 수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영화의 초반부는 경쾌하고 유쾌하다. 차량 밀수범을 추격하며 보여주는 그의 활약은 능청스러움과 날카로움이 공존하며 캐릭터의 매력을 증폭시킨다.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청년 노동자의 의문사 사건을 접하면서 시작된다. 이 사건을 쫓던 서도철은 점차 한국 사회의 깊은 구조적 문제와 마주하게 되고, 상대가 평범한 범죄자가 아닌 거대한 자본과 권력을 손에 쥔 재벌 3세 조태오라는 것을 알게 된다. ..

1. 킬러의 내면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킬러(The Killer)’는 표면적으로는 킬러 복수극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접하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액션 영화의 흐름과는 전혀 다릅니다. 총성과 폭발보다는 정적과 절제가 주된 분위기입니다. 주인공은 철저히 이성과 통제를 강조하는 인물입니다. 계획대로 움직이는 삶에 익숙한 그는, 실수 하나로 삶 전체가 흔들립니다.그의 복수는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감정을 없애려는 몸부림처럼 보입니다. 내부 독백으로 이루어진 서사는 관객을 자연스럽게 그의 머릿속으로 데려가고, 외로움과 고립의 정서를 끊임없이 느끼게 만듭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감정을 버리려는 이 인물에게서 우리는 인간다움을 보게 됩니다. 단단하게 닫힌 마음속 미세한 균열, 그것이 이 영화의 ..